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모습이 보이는 (아직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착한 수박이예요.

지난 6월 중순 수박이가 구조된 곳은 어느 시골의 산속 터널 밑이었어요.

아마 산속이나 터널에 유기된 듯 보였고

심하게 엉키고 오염된 긴 털 속에 거의 60마리 이상의 (60여마리 이상 세다가 포기함) 진드기가 있는것을 봤을 때

오래 전으로 유기됐음을 예상할 수 있었어요.

**봄철부터 늦가을까지 수풀 속 진드기 감염은 강아지에게 치사율이 높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꼭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되며 외부구충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7월 초 센터로 데리고 오기 위해 철장 문을 열었을 때 안기며 차분히 품에 안기던 수박이는

심한 진드기 감염으로 인해 바베시아증과 아나플라즈마, 극심한 빈혈로 인한 응급 수혈이 필요했습니다.

(아마 센터로 데려 오지 않았다면 얼마되지 않아 숨을 거뒀겠지요...)

생사를 오가는 수박이를 살리기 위해 센터의 직원들은 긴밀한 치료와 식이 등 꼼꼼히 챙겼습니다.

다행히 7월 25일 바베시아증 치료가 완료되었고 현재 건강을 되찾아 뽈뽈대며 센터 병원을 누비고 다닙니다.

(꼬리 말단의 썩은 꼬리도 제거했구요, 기본 접종및 중성화 수술도 마친 상태입니다.)

초반에 수박이의 모습은 기운을 조심씩 되찾아가면서 입소 처음 모습과 다르게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했는데,

사람을 피하는 것은 기본, 작은 터치에도 바로 물려하고 치료 때에는 심하게 물었어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칼라를 채워 관리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이면에는 심한 육체적 학대로 인한 강한 트라우마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갑작스런 스킨십이나, 손이 머리위로 올라가면 두눈 감고 웅크리거나 숨기 바빴거든요.

도대체 아직 1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저정도로 마음에 상처를 줬을까요.

하지만, 수박이는 푸들입니다!!

사람에 대한 친화성이 높고 교감도 매우 월등히 잘하는 영리한 반려견 말이예요.

지금의 수박이는 센터의 다른 강아지들이 위협없이 사랑받고 활동하며 치료받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서서히 경계심도 누그러졌어요. 아직은 낯선 사람을 경계하여 잘 안기지 못하지만

며칠 안아주고 만져주면 다가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아직은 경계의 마음이 남아 있어요, 모든 행동에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주시면 괜찮아요,

친숙한 직원과는 거리낌 없어요)

안아주면 살포시 기대는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아이입니다.

패드배변 훈련중이며, 앉아서 소변을 누는 모습도 관찰됩니다.

(마킹은 많이 하지 않아요)

살짝 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밥도 잘먹고 있어요,

뼈가 앙상히 드러나있던 몸에 살이 살짝 올랐지만, 아직도 앙상한 몸이 그대로 보입니다.

입양후에 잘 먹고 잘 쉬고 편하게 지내면서 살이 찌면 좋겠습니다 :)

기본 지시어 훈련도 완벽하게 해내는 똑똑한 면도 지녔습니다.

아직 외부 소음이나 자동차 소리에는 예전 유기됐을 때의 트라우마가 있는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면 극복할 수 있을거예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높아 다른 강아지들에 대한 질투가 있어 다견 가정보다는 외동으로 입양가야 돼요.

수박이 눈 앞에서 다른 강아지가 애교부리며 사람에 대한 눈길과 손길을 받으면 그 강아지를 왕 하고 물려해요.

(평소에는 다른 강아지들에게 그다지 관심도 없고 대면 대면합니다.)

처음 반려견을 맞이하는 가정이나 중학생 이상의 자녀 가정, 성인으로 구성된 가정이 적합합니다.

예전 가족은 젊은 나이였는지 지나가는 젊은 여자를 보면 고개를 돌려 계속 쳐다봐요.

많은 유기동물이 된 아이들은 예전 가족을 잊지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사람이 때렸건, 밥도 주지 않았건, 죽으라고 버렸든지...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주었던 사랑 만큼은 잊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부디 그 사랑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사랑으로 상처받은 마음과 몸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평생 가족을 기다립니다.

아이들과 자원봉사자님과의 다양한 일상은 네이버 카페 자원봉사 후기 게시판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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